Page 42 - 2018~2019 강원도 마을공동체 우수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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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마을생활 주민들이 들려주는 우리마을 이야기
공동체 향후 계획
초록사랑방이 나아갈 꽃길
초록사랑방을 처음 구성했을 때부터 커다란 변화나 성과를 기대하지는 않았다. ‘함께 모인
우리만이라도 행복해지고 느리게 가더라도 함께 가고 바르게 가자!’라는 마음가짐이었다.
이러한 진심이 주민들에게 조금씩 전달이 되었는지, 3년이 지난 지금까지 함께 배움터에
동참하는 가정들이 점점 확장되고 있다.
우리는 ‘마을이라는 땅에 뿌리를 내린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장기적인 청사진을 그려야 할 때가 되었다고 모든 구성원이 생각했다. 뜬구름 잡듯이 구상
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준비를 해야만 했다. 논의 끝에 몇 가지 커다란 변화를 둬보
기로 하였다. 먼저, 함께 배움터의 무대였던 초록도서관이라는 단체에 소속되어 연대하기
로 했다. 그로 인해 더욱 큰 공신력을 갖게 되었고 동해 지역에 대외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기반과 더욱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지원과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보이게 되었다. 또
한, 연회비를 책정했다. 공동체는 궁극적으로 외부 지원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자립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초록사랑방에 속한 가정들도 함께 배움터의 가치에 대하여 자긍심이
있으며, 이는 앞으로 장기적으로 지속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다. 그리고 교육 프로그램들의
일관성을 위해 비효율적인 프로그램들은 과감하게 정리하였다. 사업 초기에는 여러 사람의
바람과 열망을 되도록 많이 포용하려고 하다 보니 큰 나무에 잔가지가 많았다고 한다면, 이
제는 적절한 가지치기를 통해서 비바람이 몰아치는 상황에서도 크게 흔들림이 없는 공동체
를 확립하고자 한다.
‘함께 배움, 함께 성장, 함께 나눔’이라는 비전은 거창하게 보이지만, 애초에 우리가 꿈꿨던
것은 ‘작은 배움, 작은 성장, 작은 나눔’이었다. 작은 발걸음 하나라도 떼어보자는 것이었다.
그래도 지금까지는 느리지만, 함께 그리고 바르게 나아가고 있는 듯하다. 그렇게 한 걸음씩
나아가다 보면 어느새 꽃밭이 저만치 보이지 않겠는가. 다시 한번 처음 마을을 되새긴다.
처음 마음에 욕심의 거품이 스며들지 않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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