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4 - 2018~2019 강원도 마을공동체 우수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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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마을생활 주민들이 들려주는 우리마을 이야기
모의 손길이 필요한 나이였다. 아이들이 4살이 되면서 조금씩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생겼고,
아이들끼리 어울려 놀 수 있는 놀이도 만들어갔다. 꾸준히 품앗이하며 아이들을 만나다 보
니 ‘내 아이’에서 ‘우리 아이들’로 크고 있었다. 가장 중요한 건 우리도 내 아이만의 엄마가
아닌 모두의 이모 엄마가 된 것이다. 아이들이 함께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는 행복은 정말
컸다. 그리고 내 아이에게 나 말고 다른 이모 엄마, 삼촌 아빠가 생겼다는 게 참 든든했다.
공동체 활동내용과 성과
품앗이에서 배움터로
품앗이를 하다 보니 ‘공동육아를 해볼까?’, ‘작은 분교의 유치원에 가볼까?’ 등 여러 고민으
하기 시작했다. 형제자매를 둔 집에서는 서석 온마을 배움터와 연대하여 분교와 유치원에
보내기도 했다. 보통 5살이 되면 각자 때에 맞게 아이들을 유치원에 보냈다. 그래서 2018년
에는 유치원이 끝나고 방과 후 학교 운동장과 마을회관에서 엄마들이 선생님이 되어 수업
했다. 일주일에 두세 번 방과 후 배움터를 연 것이다. 아이들은 그저 운동장에서 마음껏 뛰
어노는 것만으로도 좋아했지만 유치원이라는 장을 넘어 마을 산책, 절기살이를 알려주면서
배움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도왔다.
아이들이 꾸준히 만나고 마을 교육을 전할 수 있어서 좋았지만, 유아 어린이에게 방과 후
시간에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다 2019년에는 유치원 안에 들어가
수업을 진행할 기회가 생겼다. 유치원과 함께 연대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일주일에 한 시
간씩 학교 텃밭에서 텃밭 수업을 했다. ‘하늘땅살이’ 라는 이름을 가지고 사계절 동안 텃밭
활동을 한 것이다. 씨를 심고, 거두고, 먹어 보고, 흙에 살아가는 생명을 관찰하기도 했다. 열
심히 텃밭 수업을 하다 운동장에서 신나게 뛰어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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