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8 - 2018~2019 강원도 마을공동체 우수사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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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마을생활 주민들이 들려주는 우리마을 이야기
었다. 디자인 안 2개를 채택하여 게시판에 부착하고 방송을 통해서 홍보했다. ‘아파트 주민
여러분, 우체통 디자인 두 가지 중 맘에 드는 것에 투표해주세요!’ 서로 얼굴을 보며 담소를
나누기도 하였고 서로 이게 예쁘네, 저게 깔끔하네, 이야기도 했다. 그 중엔 목재로 우편함
을 만드는 것에 놀라는 주민들도 있었다. 단독주택에서만 볼 수 있는 우편함을 아파트에서
도 가능한지, 아파트와 어울릴지 의아해하는 주민들을 보면서 잘 만들어봐야겠다고 다시
다짐했다. 투표는 주민들이 공동체 활동에 관한 관심을 끌어내는 계기가 되었고 우편함을
만드는 데 동참을 하고 싶다는 주민들도 생겼다. 모든 것은 관심에서 시작된다는 말이 있듯
이 주민들의 관심은 참여의 시작이 됐다.
공동체 활동내용과 성과
우편함을 통해 공동체 의미를 되새기다
공방을 빌려 작업을 할 수밖에 없는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하리
라는 말에 희망을 걸었다. 처음에는 나무 자르는 법과 공구를 사용하는 법을 익혔다. 마음
대로 되지 않을 때는 여기저기 한숨 쉬는 소리와 함께 그냥 맞추면 되는 걸 왜 고생을 사서
하느냐는 목소리가 나오곤 했다. 젊은 사람들은 직업을 가지고 있다 보니 직업에 참여할 시
간은 많이 부족했고 많은 시간을 투자한 주민은 대부분 장년, 노년층이었다. 그럼에도 우리
의 우편함 만들기는 밤에도 계속되었다. 아파트 우편함은 개인 주택의 우편함과 달라서 크
기가 크고 조각들이 많아 분량이 많았다. 재단한 나무를 다듬으려면 기계 사포와 손 사포
모두 사용해야만 했다. 손 사포로 잔가시를 제거한 후 기계로 말끔한 결을 만들었다.
작업의 마무리는 우편함에 들어갈 은행 나
뭇잎과 단풍 나뭇잎 그리고, 동호수를 구별하
는 숫자를 색칠하는 작업이었다. 색칠 후 관리
소 직원들의 힘을 빌려 1동부터 기존의 우편
함을 철거하고 우리 손으로 직접 만든 우편함
으로 교체하였다. 모두 설치되자 우편함 제작
에 참여하지 않은 주민들도 그동안 고생했다고, 너무 예쁘게 잘 만들어 주어 감사하다고 했
다. 관심을 보이지 않던 주민들이 건네주는 말 한마디는 큰 힘이 되었고 공동체라는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되었다. 또한, 과정은 힘들었지만 힘을 모아 무언가를 이뤄냈다는 것이
놀라웠고 이러한 계기로 주민들과 소통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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