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후에 받을 수 있는 연금이 하나 더

    [ 익산시 성당포구마을 ‘마을자치연금‘ ]




      한낮 기온이 연일 35도 이상에 육박하고,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거리가 한산합니다. 이런 더위에 쉬지 못하고 생계를 위해 폐지를 줍는 취약계층 어르신들이 있습니다. 종일 폐지를 모아 일한 수입은 5,000원에서 7,000원 정도라고 합니다. 코로나로 비대면 택배 물량이 폭증하면서 폐지가격이 오르고, 제지업체의 영업이익도 껑충 뛰었지만, 유통구조의 맨 하단에 있는 폐지수집상에게는 호황이 닿지 않는 실정입니다. 이렇듯 선진국 반열에 오른 한국이라고 하지만 아직 사회안전망이 촘촘하지 못한 부분 중 하나가 노인 빈곤 문제입니다.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기초연금 확대 노인 일자리 확대 등 노인빈곤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그 수준이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빈곤의 주된원인은 소득부족입니다. 또한 공적연금의 사각지대가 존재합니다. 국민연금은 보험료 납부 능력이 있는 자들을 적용 대상으로 하기에 납부 능력이 없는 사람들은 대상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취약계층은 점점 더 취약해지고, 보호 밖으로 벗어나게 됩니다. 또한 농촌 빈곤은 도시보다 심각합니다. 더 높은 수준의 소득과 양질의 일자리를 얻기 위해 젊은 층이 도시로 이동하고, 상대적으로 소득수준이 낮은 노년층이 농촌에 남아있게 되면서 노인 빈곤율이 도시보다 높아진 추세입니다.



      이러한 사회적 문제인 노인 빈곤을 해소하려는 방안 중 하나로 최근 ‘마을 자치 연금’이 등장했습니다. 마을 자치 연금이란 마을공동체가 자체적으로 만들어낸 수익금으로 고령의 어르신들에게 연금을 지급하는 제도입니다. 익산시와 국민연금공단이 함께 노인 빈곤 해소와 농촌경제 활성화를 위해 도입했습니다. 이는 마을에 태양광발전 시설을 설치하고 이 수익금에 마을 공동 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금을 보탭니다. 그 후 70세 이상 주민에게 매달 연금으로 지급합니다. 익산시 70세 이상 어르신들께는 기존에 62세부터 받는 국민연금에 추가적인 연금소득이 생기게 됩니다. 이들은 현재 연금소득이 월평균 64만 원가량이고, 오는 8월부터 월 10만 원씩 추가로 지급됩니다.





      이를 통해 익산시가 기대하는 점은 농촌경제를 회복하고 지속가능한 노후보장 체계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나아가 농촌 마을의 경쟁력을 회복하여 인구 유입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오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마을 자치 연금과 기존의 국민연금의 차이점은 주민들이 연금 운용에 깊이 관여하는 데 있습니다. 단순히 연금지급의 의미뿐만 아니라 마을 자체의 재원을 갖게 되고, 주민이 사업에 참여하며 공동체 의식을 가질 수 있습니다. 사업이 효율적으로 운영될수록 안정적인 연금 운용이 될 것이니, 주민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마을 자치에 참여하기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농촌체험마을 운영 등 마을공동체 자체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도 병행해 추진합니다. 국민연금공단은 익산시를 시작으로 마을 자치 연금을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도시 속 낙후지역인 진주 옥봉 새뜰마을에도 도시형 마을 자치 연금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8월부터 국민연금공단은 국토교통부와 함께 전국마을을 대상으로 공모사업을 진행한다고 합니다. 강원도 마을공동체에서도 충분히 고려해볼 대안이 될 것입니다. 마을자치연금의 사업 대상은 마을 자체 사업을 보유한 마을공동체 법인입니다. 또한 마을 자체 사업을 보유하고 일정한 수준의 수익이 발생하여 연금 일부를 부담할 수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당장은 조건이 충족되지 못하더라도, 마을공동체에서 운영하는 사업을 소득사업으로 확대한다면 향후 마을자치연금 사업지원에 도전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강원도는 농촌 마을의 특성상 거주지 이동이 잦지 않고, 공동체의 결속력이 상대적으로 높으므로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도내 마을마다 기초연금에 더해 마을공동체 자체 연금이 추가로 지급되어 농촌 어르신들의 노후 복지와 농촌 인구 유출을 막는 데 기여하고 공동체 커뮤니티 케어로 노인 문제를 해결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