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저밀도 농촌생활에 대한 관심이 뜨겁고 베이비부머를 포함한 은퇴연령층 증가 등으로 귀농‧귀촌의 흐름이 지속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흔히 도시에서 농사를 짓기 위해 이주한 사람을 귀농인이라 부르고 농업이 아닌 촌에서의 생활을 위해 이주한 사람을 귀촌인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마을에 귀농·귀촌을 하고 있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촌에서 어떤 생활을 하는지, 원주민과의 갈등은 없는지 궁금한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그래서 강마공은 강원도 홍천을 방문하여 귀농·귀촌인을 위한 센터의 교육 담당자와 귀농인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왔습니다.
강원도 홍천군 서석면에는 귀농·귀촌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곳이 있습니다. 홍천군은 농업 창업을 희망하는 도시민, 귀농을 희망하는 예비 농업인에게 체류공간은 물론 영농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성공적인 농촌정착을 지원하기 위해 「홍천군체류형농업창업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 홍천군 체류형농업창업지원센터 ©강원도 마을공동체 종합지원센터
홍천군 체류형농업창업지원센터는 2017년 3월 2일에 개관하여 4년째 귀농·귀촌인들의 신청을 받아 운영되고 있습니다. 센터에는 28세대의 주거공간과 함께 세대별 텃밭, 공동실습농장, 시설하우스, 체육 및 휴게시설, 농자재 보관창고, 교육시설, 쉼터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2020년 현재는 25세대(32명)의 교육 입교생이 있습니다.
교육은 매주 2회(화,수)에 걸쳐 진행되고 있습니다. 화요일 오전은 텃밭수업, 오후는 농촌의 생활방식을 익히는 수업, 수요일은 농업과 관련된 교육이 체계적으로 운영된다고 합니다. 이론 수업에는 기초·전문농업과 실습, 농산업 경영마케팅, 농촌사회문화, 우리지역 부동산 바로 알기, 우수농사 사례 발표 등 다양하고 풍부한 수업이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농업에 대한 이론 수업이 끝나면 직접 농사를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이 이어진다고 합니다. 실습은 센터 외부에 있는 텃밭에서 진행되는데, 텃밭이 55평씩 배정되어 직접 농기계를 활용하여 경작하고 작물을 수확·재배한다고 합니다.
이처럼 <홍천군체류형농업창업지원센터>는 이론과 실습을 고루 갖춘 영농교육 프로그램 외에 선진지 견학, 선도농가 견학 등을 함께 제공하여 성공적인 농촌정착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 왼쪽부터 농업 관련 교육사진과 공동경작지 모습 ©강원도 마을공동체 종합지원센터
홍천군농업기술센터에서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안성진 선생님은 “마을의 문화, 정서를 이해하고 지역의 원주민과 이주민이 융화가 되는 것이 귀농·귀촌의 핵심”이라며 상호 간의 이해와 융화의 중요성을 강조하였습니다.
저희 강마공은 안성진 선생님의 추천으로 홍천에서 행복한 귀촌생활을 하고 있는 황현민 선생님까지 만나고 왔습니다.
황현민 선생님은 도시인 경기도 화성에서 거주하다 홍천으로 귀촌을 결심하였다고 합니다.
홍천으로 귀촌한 가장 큰 이유는 장애가 있는 자녀의 성장 환경을 제1순위로 고려하였고, 그 다음으로는 어렸을 적 홍천에서 성장하면서 좋았던 기억과 주변에 친인척들이 있어서 홍천군 남면으로 결정하였다고 합니다. 황현민 선생님은 “교육경쟁이 보다 치열한 도시지역 보다는 아이가 자유롭게 뛰어 놀며 건강하게 성장하기 바라는 마음”이 귀촌을 하는데 가장 큰 이유가 되었다고 강조하였습니다.
△왼쪽부터 아이와 함께 하는 모습과 홍천군 남면에 위치한 자택 ©황현민 선생님
처음 홍천으로 이주한 당시에는 집 주변은 허허벌판이었지만 곧 하천정리가 되고 집주변이 많이 개선되었습니다. 또한 아이가 성장하는 주변 환경은 아이를 안정적으로 지낼 수 있게 도움이 되었으며 학교 친구들이 많이 챙겨주기 때문에 원만한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백지 같았던 귀촌 생활이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하나씩 색이 입혀지고 있었습니다.
많은 귀촌인들 중 한명으로써 마을 주민들과 친해지는 노하우를 듣기도 했습니다. 가끔 마을 경로당에 들러 어르신들의 간식거리를 드리며 살가운 인사를 먼저 하고, 차를 타고 지나가다 어르신들을 마주치면 자주 못 봬서 아쉽다며 안부를 먼저 물으며 이래저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눈다고 합니다. 그렇게 조금씩 지역주민들의 마음을 열고 친해지면 마을에 든든한 내 편들이 생긴다고 합니다.
화성에서 강의 업무 교수 등 이전의 모든 일을 내려놓고 홍천으로 왔지만 본래 가만히 있는 성격이 아닌 터라 지역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스스로 찾기 시작했습니다. 교육 복지 부분에 있어서는 열악한 환경이며 지역에 생각보다 많은 장애 아동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통합교육을 하는 교육공동체를 만들어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문화 관련 법인의 지원사업으로 ‘보듬이 나눔이’라는 이름의 교육공동체를 시작하면서 난타 프로그램, 창작미술 프로그램, 보드게임, 도예 프로그램 등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내용들로 프로그램을 구성하여 운영하였습니다. 황현민 선생님이 직접 진행하기도 하고, 다른 부모님들과 함께 하기도 하며 지역에 있는 마을 작가와 함께 교육공동체 활동을 전개해나갔습니다. 작년에는 여섯 가족이 활동하였고 올해는 4가족이 주기적으로 함께 하고 있다고 합니다.
황현민 선생님은 교육공동체를 준비하고 활동하면서 강원도 마을공동체 지원사업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졌다고 합니다. 공동의 가치와 목적을 위해 주민들이 모여 아이들을 위한 교육공동체를 형성하고 교육·복지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주민들 스스로 공동체를 형성한다는 점이 마을공동체가 지향하는 것과 일치한다고 하였습니다. 현재 홍천 서석면의 교육공동체와도 교류를 하고 있으며 다양한 부분에서 도움을 받기도 하는 등 다양한 부분에서 지역 내 네크워크 구축도 활발히 하고 있다고 합니다.
올해는 한국장애인부모회 홍천군지부장으로 임명되어 장애를 가진 아이들과 부모들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외에도 다른 부모님들과 지역 분들이 관심을 갖고 도와주셔서 장애인 가족지원센터를 만드는 일도 원활하게 진행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장애인, 비장애인 아이들이 융화되어 마을에서 그리고 지역에서 주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라고 합니다. 황현민 선생님의 귀촌생활과 마을활동을 강마공이 함께 응원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