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강원연구원 강종원 박사님

       이번에는 농촌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볼까요? 농촌 지역의 대한 견해를 듣기 위해 강종원 박사님을 찾아갔습니다! 강종원 박사님은 수년간 강원도의 농업·농촌의 정책을 연구해오셨습니다. 현재는 신농정기획단에서 센터장을 맡아 농촌에 대한 애정과 관심으로 지역주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을 개발하고 제안하고 계십니다.

       과거의 농촌공동체는 농업과 관련한 생활과, 경제와 관련된 공동체가 주를 이루었지만 시대가 변할수록 그 유형이 더욱 구체화되고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농촌 지역의 공동체에 대한 이해가 더 필요한 시점입니다. 여러분의 궁금증도 함께 풀릴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라며 인터뷰 시작하겠습니다!

    Q1. 지속적인 인구감소와 고령화 등으로 농촌마을 중 80%가 마을 소멸위험지역이라고 할 정도로 강원도 농촌에는 소멸의 위기가 심각한데요. 이에 대한 박사님의 생각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최근에 부각되고 있는 마을소멸은 사실 전부터 진행 중이었습니다. 강원도 내의 초등학교가 없어지고 이것은 마을 소멸로 이어집니다. 아이를 교육시킬 환경이 부족하니 부모들은 시내로 나가게 되죠. 일자리도 부족하니 자연스럽게 농촌에는 고령의 노인들이 남게 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농촌 주민이 거의 없을 수도 있습니다. 평생을 살아 삶의 터전이라고 생각하는 주민들은 남아 있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마을의 개념은 없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전에는 가구당 4인이 보통이었지만 요즘은 1.5인 정도로 부부가 살거나 혼자 사는 것이죠. 귀농, 귀촌을 하며 농촌에 들어가는 사람들이 있지만 농촌 소멸을 해결하는 근본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 시급합니다.

    Q2. 그렇다면 더욱 농촌의 변화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타 시도에 비해 강원도 농촌마을만이 가지고 있는 강점이나 자원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강원도는 산맥들 사이사이에 마을이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마을 주민들 간의 단합은 끈끈하다고 볼 수 있죠. 산촌 자원을 포함한 자연자원은 풍부하다고 봅니다. 요즘 다양한 잡곡 종류의 상품이 나오기도 하지만 산채나 산에서 나는 열매 등을 활용한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산림에서만 생산되는 작물을 밭에서도 재배하는 것이죠. 인제의 오미자 같은 경우도 산림자원을 밭작물화로 가는 것인데 강원도만의 특성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또한 강원도 농촌은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농촌에 사람이 줄고 휴경지도 많아 얼마든지 새로운 것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Q3. 요즘에 주민이 참여하는 사업들도 많아지고, 공동체라는 용어도 많이 쓰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박사님이 보기에 ‘공동체 의식’이 강조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지금 농촌 관광은 굉장히 획일화되어 있습니다. 많은 곳에서 비슷한 프로그램을 가지고 운영하고 있죠. 자기 마을만의 특성을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농업이 근간이 되는 농촌관광이 있어야 해요. 양양의 떡 마을은 원래 떡 만드는 마을이 아니고 스토리텔링을 통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오래전부터 내려오던 전통을 지키며 그것의 특색을 잘 살려 사람들을 유입시키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마을의 특색이 없다면 스토리텔링을 통해 특색을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그 마을에서만 할 수 있는 특별한 프로그램이나 볼거리 등이 있다면 사람들이 찾아오고 재방문하는 이유가 될 수 있겠죠.

    Q4. 문화, 복지, 교통, 교육 등 다양한 부분에서 농촌이 가지고 있는 부족함이나, 농촌 주민들이 겪는 불편함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교육적인 부분이 가장 부족한 것 같습니다. 아이들 교육 문제 때문에 도시로 나가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영화 같은 문화생활의 경우는 핸드폰이나 TV를 통해 자유롭게 볼 수 있으니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아이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나 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에 젊은 사람들이 더욱 농촌을 찾지 않는 이유라고 볼 수 있습니다. 노인의 경우에는 의료시설이 가장 큰 문제예요. 몸이 아플 때 당장 전화하는 곳은 마을 이장입니다. 멀리 있는 자식들은 당장 달려올 수도 없고 자식에게 걱정 끼치는 것도 싫어하셔서 노인분들이 가장 먼저 도움을 청할 곳이 이장밖에 없습니다.

    Q5. 이런 부분들을 보완하고 개선하기 위해서도 공동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공동체 활동으로 문제를 개선해 나갈 수 있을까요?

       농촌의 경우 생활공동체가 많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교육적인 부분에서 부족함이 채워진다면 마을에 젊은 사람들이 남아있을 것입니다. 아이들의 교육은 부모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이니까요. 교육공동체에서 주민들은 교육을 받는 학생이 되기도 하고 다시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기도 하며 선순환 구조를 이룰 수도 있습니다. 또한 지금 농촌에서 노인들이 불편함을 겪을 때마다 이장이 모든 일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위급 상황 시 인공호흡을 하는 방법이나 기도를 확보하는 방법 등 기초적인 교육을 받은 사람들로 구성된 공동체가 있다면 앞서 말한 부족한 점들을 보완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외에도 마을에서 기타를 치다가, 미술을 하다가 이런 활동들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면 하나의 프로그램이 되어 주민이 각각의 분야에서 전문가이자 선생님이 될 수 있겠죠.

    Q6.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것뿐만 아니라 발전까지 가지고 올 수 있겠네요. 하지만 마을공동체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소득 창출로 연결되어야 할 필요성도 있지 않을까요?

       마을에서 공동체 활동이 소득을 내는 구조로 가는 게 쉽지 않습니다. 소득이 나오게 되면 똑같이 나누기 위해서는 구성원의 참여율이 같아야 하고 투입한 노동력도 같아야 합니다. 하지만 농번기라 바쁘다고, 몸이 아프다고 한 두 번씩 참여를 안 하는 경우도 생기게 되죠. 그래서 요즘에는 법인 별로 돈을 줍니다. 법인에 가입하여 기여한 사람들이 돈을 받는 것입니다. 그리고 특히 농촌에서는 대표, 이사 등의 체제에 대한 적응이 어렵기 때문에 많은 주민들이 참여하는 경제 공동체가 거의 없는 것이죠. 가장 먼저 마을공동체의 기반이 잘 구축되어 있어야 더 나아가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공동체가 된다고 봅니다.

    Q7. 농촌의 모습들에 대해 속속들이 알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농촌 주민들을 위해 저희 센터에 기대하는 것이나 바람이 있을까요?

      농촌에서 마을공동체 사업이 정말 필요하지만 잘 몰라서 못하는 마을들이 많이 있습니다. 강원도의 3천여 개의 마을 중 소득 사업이 잘 돼서 사업을 신청하지 않는 마을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마을들이 훨씬 많죠. 힘든 사업이 아닌데 잘 모르니까 시도를 하지 못하는 경우 정말 안타깝습니다. 저는 이러한 인식의 변화를 주기 위해 주민들에게 교육에 몇 번이고 오라고 합니다. 무슨 소린지 모르겠어도 계속 오라고. 그러다보면 스스로 마을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끼게 됩니다. 모여서 의논을 하다보면 그것이 바로 공동체의 시작이 되는 것입니다. 마을공동체의 역할은 주민들이 뭉쳐 남들이 안하거나 못한 일들을 해내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 주민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에 대해 애착심과 애정을 가지는 것이 가장 우선이 되어야 하는 것이죠. 마을공동체 지원센터가 이러한 가능성이 있는 마을을 찾고 주민들이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주면 좋겠습니다.




       많은 이야기를 해주셔서 농촌에 대한 이해와 놓치고 있던 농촌의 실정까지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마을공동체 지원사업이 주민들에게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길 바랍니다. 또한 마을공동체 지원사업에 대한 홍보도 더욱 열심히 하여 많은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질문에 친절히 답해주신 강종원 박사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