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마을공동체 활동을 하면서 공동체에 대한 의미를 알아가게 되었다. 몇몇 소수 모임에서 출발하지만 우리가 가꾸어 나가야 할 공통의 과제를 가슴에 담으며 연말을 맞이하게 된다. 아파트라는 문명의 이기는 새로운 단절을 가져왔고, 개인주의적인 생활방식은 세대 간 분리를 가져왔다.
그나마 구도심이나 읍면동은 예전의 우리 이웃 모습이 아직은 남아 있으나 고독한 노후의 모습을 보게 된다. 모든 문명의 이기를 누리며 살지만 아련한 기억 속의 예전 마을 어른들이 그립다. 누구네 숟가락이 몇 개인 줄 알 정도로 이웃 간의 관계가 친밀했었는데 현시대의 우리들은 이웃과 엘리베이터에서 의무적인 인사만 나누고 있지는 않은지, 이웃에 관한 관심이 얼마나 있는지 한 번쯤 생각해 봐야겠다.
마을공동체 활동이 무엇일까 궁금했었기에 마을을 가꾸는 미화사업에서 출발했다. 우리 마을 주민들 간의 소통구로서 마을마다의 문제점을 하나하나 해결해 가면서 느끼는 성취감과 함께 공동체 의식이 자라나게 됐다. 함께 할 때 서로 힘이 되고 안부 전화도 수시로 하게 되고 이웃이 가족처럼 가까워지기 시작한 것은 공동체사업의 가장 큰 수확인 듯하다.
봄이면 꽃을 나누고 가꾸게 되고 공동체 회의도 하면서 마을의 사업목표도 협의하고, 작년부터 시작한 동지팥죽과 입춘날 오곡밥 나눔도 마을 주민들의 공동체의식에 한몫을 한 것 같다. 마을 주민들과 함께 팥죽을 만들고 새알도 빚고 올해는 더 많은 이들과 나눌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따스해진다.
▲ 학성동 주민들이 모여 손수 제작하고 있는 '꿈꾸는 벤치'. |
원주역도 이전하고 법원도 이전하고 구도심의 공화가 가속되어 사람의 인적이 없던 이곳에 작은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공공미술프로젝트와 함께 예술인들이 입주하기 시작하여 공동체활동이 시작됐고 주민과 예술가들이 하나가 되기 시작했다.
'역마르뜨'라는 멋진 이름도 탄생했고 주민들이 변화의 물결에 합류하여 플리마켓도 해보며 자신감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또 새로운 아이디어를 스스로 내기도 하며 삼삼오오 모여 웃음꽃이 피기 시작함을 보면서 이런 것이 바로 공동체였음을 다시 느낀다.
역전작가회에서 역마르뜨공동체로 발전하게 된 우리 마을 역마르뜨 거리에 꿈꾸는 벤치가 알록달록 모여서 새로운 꿈을 꾸며 서로 모여서 소통하는 자리로 이야기가 끊임없이 이어지게 될 것이다. 문화도시 원주의 후원으로 역마르뜨문화마을대학 설치미술을 주민들이 직접 칠하고 조립하고 완성한 결과이다. 마을공동체 사업으로 우리는 하나가 되어 서로 아끼고, 서로 응원해주고 격려하게 됐다.
마을이 아름다워지며 새로운 희망이 싹트게 됐고, 주민들의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가 이루어 낸 성과이다. 공동체사업으로 시작되었던 마을 정원은 주민들의 힐링 공간인 동시에 아끼고 사랑하는 공간이 되었고, 외부인들이 깜짝 놀라는 서프라이즈 공간이 되었다.
동네미술관 상설갤러리와 피노키오 무인갤러리도 운영되고 있는 우리 마을 역전시장길은 역마르뜨거리로 변화하고 있답니다. 작은 변화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다 보면 자연스레 큰 변화도 오겠지요.
마을공동체 사업을 한번 도전해보세요. 그리고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마을의 변화가 찾아오고 행복한 성취감과 함께 내일을 향한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답니다. 2024년엔 우리 마을은 더욱 특별해질 겁니다. 마을, 사람, 꽃들이 피어나서 아름다운 향기를 품고 밤하늘의 별빛처럼 꿈을 꿀 겁니다.
신구경 한국민족미술인협회 원주지부대표 wonjutoday@hanmail.net